다음 글에 나타난 견해 (가)와 (나)에 대한 평가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?
영희와철수는각자인사동에있는어떤미술관에가려한다. 영희는 지난 번 미술관에 갔던 기억을 되살려 그 위치를 생각해내고는 미술관으로 향한다. 철수는 위치를 잘 기억 하지 못하는 특이한 질환이 있어서 기억해야 할 장소에 관한 위치정보를 늘 스마트폰에 저장해둔다. 그래서 철수는 이번에도 스마트폰에 저장된 미술관의 위치를 확인하고는 미술관으로 향한다. 이 두 사람은 미술관의 위치정보에 관한 믿음A를 갖고 있는가? 이 물음에 대한 두 가지 견해를 살펴보자.
<견해(가)>
○ 영희는 믿음A를 가지고 있지만 철수는 그렇지 않다. 영희는 기억을 되살려 미술관의 위치를 생각해내기 전에 이미 믿음A를 갖고 있었다. 믿음을 갖고 있느냐의 여부는 그 믿음의 내용을 계속 의식하고 있느냐에 달려있지는 않다. 미술관으로 향하는 영희의 행위는 “미술관에 가고 싶다.”는 욕구B와 믿음A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. 반면 철수에게는 믿음A를 귀속시킬 수 없고, 그의 행위는 믿음A가 아니라 “미술관의 위치가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다.”는 믿음C, 스마트폰에 저장된 정보에 대한 그의 신뢰D, 미술관에 가고 싶다는 욕구B 등의 항목을 통해 설명된다.
<견해(나)>
○ 철수도 영희와 마찬가지로 믿음A를 가지고 있다. 철수의 행위도 영희의 경우와 똑같이 믿음A와 “미술관에 가고 싶다.”는 욕구B를 통해 설명된다. 두 사람의 차이는 믿음 내용의 소재(所在) 차이뿐이다. 즉 영희의 경우 믿음 A의 내용이 두뇌에 저장되어 있었고, 철수의 경우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었다. 그런데 만일 스마트폰에 저장된 미술관의 위치정보를 칩에 저장하여 철수의 머리에 이식했다고 하자. 이 경우 칩에 저장된 정보는 철수의 믿음으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. 그런데 칩이 머릿속에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철수가 믿음A를 가지고 있는지를 판별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. 따라서 철수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미술관의 위치 정보도 믿음A로 인정되어야 한다. 누군가 이를 부인하려면 두 경우 사이의 ‘본질적인 차이’가 제시되어야 할 것인데, 여기서는 그런 차이가 눈에 띄지 않는다.
- ① 욕구와 믿음을 통하여 행위를 설명한다는 점에서 (가)와 (나)는 다르지 않지만, 철수에게 귀속시키는 믿음 내용은 서로 다르다.
- ② 미술관의 위치정보가 영희의 경우에 두뇌에 저장되어 있고, 철수의 경우에 그 정보가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다는 차이는, (나)에 의하면 ‘본질적인 차이’에 해당하지 않는다.
- ③ 스마트폰을 찾아보기 이전에 믿음A를 실제로 의식하고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철수에게 믿음A를 귀속시킬 수 없다고 (나)를 비판한다면, (가)의 영희도 그런 비판을 받을 수 있다.
- ④ 영희와 철수의 행위에 대한 (가)와 (나)의 설명력이 동일하다고 가정하고, “설명에 필요한 항목의 개수가 적을수록 좋다”는 경제성의 원리를 받아들인다면, (나)에 비해 (가)가 우월하다.
- ⑤ 영희의 경우에는 기억을 떠올리는 데에 외적인 행위나 지각이 필요 없지만, 철수의 경우에는 스마트폰을 보고 조작하는 지각이나 행위가 개입된다는 차이를 ‘본질적인 차이’로 본다면 (나)는 약화된다.